문정희가 지금의 남편을 처음 만난 건 2007년, 살사를 배우던 시절이었다.
지인이 “살사에 관심 있는 사람이 있다”며 소개해준 자리였다.
문정희가 누구인지 전혀 몰랐던 남편은 “누구세요?”라고 묻고, 자기 일을 설명하면서 30분 넘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상대의 배경을 캐묻지도 않고 솔직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문정희에겐 신선하게 느껴졌다.
무뚝뚝한 말투에 반전처럼 다정함이 묻어나는 사람.
문정희는 “이번엔 뭔가 다르다, 평생 함께하고 싶다”는 감정이 들었다고 털어놓는다.
남편 역시 문정희를 처음 본 순간부터 “모든 게 좋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2년간 교제를 이어갔고, 정식 프러포즈 대신 크리스마스 카드 한 장으로 결혼을 준비했다.
카드에는 “좋은 아빠, 사위, 남편이 될 준비가 된 것 같다”는 짤막한 문장이 적혀 있었다.
말로 하는 청혼이 아니었지만, 문정희는 그 안에서 충분한 무게를 읽었고, 눈물이 났다고 한다.
2009년 4월, 두 사람은 조용히 결혼식을 올렸다. 남편은 국내 10대 대기업에 다니는 회사원이었고, 외모도 준수했다.
문정희의 표현대로라면 “TV에 지진희가 나오면 남편인 줄 알 정도로” 닮은 구석이 있다고.
어머니는 사윗감을 처음 본 날 눈시울을 붉히셨다고 한다. 평소엔 눈물이 없는 분이었기에, 그 장면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문정희는 결혼 후에도 꾸준히 배우 활동을 이어갔다. 남편은 그녀의 일을 존중했고, 무엇보다 “항상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신뢰와 응원이 있었기에, 문정희는 결혼이라는 선택이 자신에게도, 배우로서의 커리어에도 든든한 기반이 됐다고 말한다.
몇 해 전 남편은 오랫동안 몸담았던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안정된 직장을 그만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문정희는 “짧은 인생, 고민은 함께하자”며 퇴사를 전폭 지지했다.
그 선택이 정답이었는지는 모르지만, 덕분에 지금은 반려견 마루와 함께 고요한 바닷가를 산책하며 하루를 보내는 일상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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