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수는 틴탑의 리더였다.
2010년 데뷔 후 그룹을 이끌었고, 수많은 무대를 경험했다.
하지만 2023년, 그는 더 이상 아이돌이 아니었다.
라이브 방송에서 흡연과 거친 언행으로 논란이 일었고, 며칠 뒤 팀에서 탈퇴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실망과 안타까움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방민수는 말한다. 아이돌 활동은 자신에게 감정노동이자 육체노동이었다.
수면제가 없으면 잠들 수 없었고, 술을 아무리 마셔도 공허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캡이라는 이름과 방민수 사이의 간극이 컸고, 그 틈을 메우지 못한 채 무너졌다.
계약 기간이 남아 있었지만, 팀과 회사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맞춰 나가며 물러났다.
탈퇴 이후, 그는 예초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군 복무 당시 익혔던 기술을 떠올리며 장비를 갖췄다.
트렁크에는 예초기가 가득 들어 있고, 작업복 차림으로 하루 몇 건씩 벌초를 다닌다.
100평 작업에 5만 원에서 7만 원을 받는다. 일이 익숙해지니 20분이면 끝난다.
“나는 지금이 더 적성에 맞는다.”
카메라 앞보다는 잡초 앞이 덜 불편하고, 박수보다는 진심어린 리뷰가 더 반갑다.
“아이돌이 내게는 막노동이었다.
지금이 더 내 커리어 같다.”
예초 일 외에도 그림을 그린다. SNS를 통해 그림을 팔고, 일상도 공유한다.
일당은 많지 않다. 한 달에 100만 원을 넘기는 정도. 하지만 지금이 더 행복하다. 돈이 전부가 아니다.
살아 있는 감정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무대 위에서 사라졌지만, 삶에서 도망친 건 아니다.
과거의 팬들은 그가 다시 아이돌로 돌아오길 바랐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말한다.
“난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었다. 감수하라고 말하기 전에, 내가 나로 사는 게 먼저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입고 있던 시간은 충분했다.
지금은 비로소, 맨살로 바람을 맞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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