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심은하는 정점에 있었다.
미술관 옆 동물원, 8월의 크리스마스, 텔미썸딩까지, 대중은 그녀를 1990년대의 마지막 영화 여신으로 기억했다.
그런데 모든 것을 내려놓고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팬들은 물론, 언론도 당황했다.
시간이 흐르고 알려진 건, 결혼 이틀 전 파혼이라는 충격적인 사연이었다.
심은하가 당시 결혼을 약속했던 상대는 통신 기업인 정호영. 첫 만남은 영화 촬영 중 지인의 소개였다.
그 지인은 정 씨를 “서른일곱 살의 정태영 씨”라고 소개했지만, 실제 나이는 49세.
학력과 나이 모두 속였다는 사실을 심은하는 뒤늦게 알게 됐고, 무엇보다 여성 문제에 대한 불안감까지 겹쳤다.
결국 워커힐호텔에서 예정됐던 결혼은 하루 전날 취소됐다.
심은하는 언론 인터뷰에서 “속아서 만났다고 해도 내가 선택한 사람이니 그에 대해 다른 말은 하고 싶지 않다”고 조용히 말을 아꼈지만, 당시의 혼란과 상처는 깊게 남았던 듯하다.
그리고 그해 12월, 그녀는 공식 은퇴를 선언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정호영은 그 후 이영애와 결혼했다. 그것도 비공식, 비공개로.
두 사람은 1991년 처음 인연을 맺은 후 오랜 시간 선후배로 지냈다고 알려졌다.
결혼 발표는 직접이 아닌 법률 대리인을 통해 전해졌다. 2009년 하와이에서 치러진 조용한 결혼식, 그리고 시카고로 이어진 신혼살림.
이영애는 당시 “남편이 일반인이기 때문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세간의 시선은 달랐다.
그가 심은하와 파혼했던 바로 그 남자라는 사실은 팬들 사이에서 쉽게 잊히지 않았다.
두 사람은 현재 쌍둥이를 키우며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성당을 가든, 마트를 가든 손을 꼭 잡고 다니는 부부. 서로를 ‘예쁘다’, ‘잘생겼다’고 말하며 매일을 사랑으로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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