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했다더니.. 7년간 혼인신고 없이 살다 다시 미혼된 47세 여배우


배우 엄지원은 2012년, 소설가 정이현의 소개로 건축가 오영욱을 만났다.

책과 미술, 종교라는 공통의 관심사가 있었고, 대화는 자연스럽게 깊어졌다.

그는 ‘오기사’라는 필명으로 건축 에세이를 써온 인물. 감성이 있고,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섬세한 사람이었다.

결혼을 예감하듯, 엄지원은 2013년 배우 한혜진의 결혼식에서 부케를 받았다.

그로부터 1년 뒤, 2014년 5월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렸다. 조용한 식이었지만, 서로에게는 의미 있는 약속이었다.

놀랍게도 두 사람은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 결혼식을 올리고도 법적 부부가 되지 않은 채로 7년을 함께 살았다.

‘사실혼’이라는 이름으로, 남들과는 조금 다른 형태의 부부 생활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각자의 공간과 리듬이 더 익숙해졌다.

그는 베트남에, 엄지원은 서울에. 점점 물리적 거리도 멀어졌고, 마음의 결도 달라졌다.

결국, 엄지원은 스스로 입을 열었다.

“함께한 시간 감사했고 행복했지만, 부부보다는 친구로서의 관계가 서로에게 더 맞는 것 같았다.”

2021년 4월 6일, 엄지원은 자신의 유튜브 커뮤니티를 통해 이혼 사실을 알렸다.

언론 보도 대신, 자신이 운영하던 채널을 통해 조심스럽게 전한 이야기였다.

“이 공간을 통해 여러분과 가까워졌기에, 언제까지 침묵할 수는 없을 것 같았다.”

그녀의 말처럼 이 이별은 한때 사랑했던 사람을 완전히 지우기보다는, 서로를 존중한 채 새로운 거리를 마련한 선택이었다.

법적으로 부부였던 적은 없지만, 그 누구보다 진지하게 함께한 시간.

그리고 이제는, 친구처럼 응원하며 살아가는 사이.

엄지원은 결혼 이후에도 꾸준히 작품 활동을 이어왔다.

드라마 산후조리원, 영화 방법: 재차의 등 다양한 장르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며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한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만약 엄마가 된다면?”이라는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

“경험해보지 않았지만,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언젠가 그런 역할이 생긴다면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엄지원의 이혼은 단지 혼인 관계의 종료가 아니라, 한 시절을 품고 정리하는 성숙한 작별이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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