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보다 먼저 ‘가을동화’ 주연 캐스팅됐는데.. 거절하고 내리막길 탄 비운의 여배우


2000년 방송된 KBS 드라마 <가을동화>는 시청률 40%를 넘기며 신드롬을 일으킨 작품이다.

드라마의 성공은 배우 송혜교, 송승헌, 원빈, 문근영 등을 한순간에 국민 배우로 만들어줬고, 중화권까지 인기를 끌며 한류 열풍을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런데 ‘은서’ 역의 첫 주인공으로 제안받았던 배우가 따로 있었다.

바로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서 허 간호사로 강한 인상을 남긴 허영란이었다.

당시 허영란은 송혜교보다 인지도가 높았다.

드라마 제작진은 신인 중 가장 주목받던 허영란과 송혜교를 두고 고민했지만, 스케줄 조율이 끝내 맞지 않아 최종적으로 송혜교가 캐스팅됐다.

결과적으로 송혜교는 <가을동화>로 톱스타가 되었고, 허영란은 그 기회를 아쉽게 놓치게 됐다.

허영란은 1996년 MBC 청소년 드라마 <나>로 데뷔해, <순풍산부인과>를 통해 본격적으로 사랑 받았다.

당시 ‘허 간호사’는 명확한 캐릭터와 유쾌한 연기로 시트콤의 대표 캐릭터 중 하나로 자리 잡았고, 광고와 드라마 러브콜이 끊이지 않았다.

이후 <야인시대>의 설향, <완전한 사랑>, <서동요>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연기 활동을 이어갔지만, <가을동화>를 놓친 이후 대중의 기억에서 점점 멀어져갔다.

2016년 마지막 드라마 <아이 쏘리 강남구> 이후, 허영란은 배우로서의 활동을 멈추고 새로운 삶을 선택하게 된다.

허영란은 연극배우 겸 연출자 김기환과 결혼 후 대전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곳에서 남편과 함께 셀프 세차장과 카페를 운영하며 전혀 다른 삶을 시작했다.

400평 규모의 사업장을 직원 한 명 없이 부부가 함께 운영했고, 카페는 허영란이, 세차장은 남편이 주로 맡았다.

그녀를 보기 위해 일부러 대전을 찾는 팬들도 있었고, 세차 동호회 단체 방문으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날도 있었다.

한 인터뷰에서 허영란은 “16살부터 연기만 했던 사람인데, 사업이라는 게 처음엔 정말 어렵게 느껴졌다.

그래도 하나하나 배워가며 잘 적응했다”고 말한 바 있다.

최근 허영란은 세차장과 카페 운영을 마무리하고 서울로 올라왔다.

유튜브 채널 ‘까까형’에 출연해 “이제는 다시 연기를 하고 싶다. 드라마든 영화든 연극이든 가리지 않고 하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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