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연매출 100억 회사 물려준댔는데 “나는 자격이 없다”며 거부한 유명배우


배우 차인표는 한때 국내 해운업계 4위까지 올랐던 ‘우성해운’의 오너 아들이다.

그의 아버지, 차수웅 전 회장은 1974년 우성해운을 설립해 국내 해운 산업의 큰 축을 이뤘던 인물. 100억 수출 달성과 산업포장 수훈 등 수많은 업적을 남겼다.

그런 차수웅 회장이 2024년 7월 8일 별세하면서, 차인표가 한때 ‘재벌 2세’였음을 기억하는 이들도 다시금 그의 선택에 주목하게 됐다.

차인표는 미국 뉴저지 주립 럿거스 대학 경제학과에 재학 중이던 시절, 아버지로부터 경영권 승계 제안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뜻밖에도 배우가 되겠다며 이를 거절했다. 갑작스러운 아들의 선언에 당황한 차수웅 회장은 PD들과 예술대학 교수들에게 부탁까지 하며 차인표의 진로를 바꾸려 했지만, 그의 결심은 굳건했다.

한 해운회사에 들어가 1년간 근무하며 마음을 돌리는 듯했지만, 결국 다시 연기를 선택했다.

“회사를 위해 평생을 바친 분들이 계신데, 해운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경영권을 물려받는 건 말이 안 됩니다.”

2004년, 은퇴를 고민하던 차수웅 회장은 세 아들을 불러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차인표를 비롯한 형제들 모두 경영권 승계를 거절했다.

형은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한 뒤, CJ 계열사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었다.

동생은 MIT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외국계 은행 임원으로 활동하다가 2013년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결국 우성해운의 경영권은 가족이 아닌, 회사 내부에서 실력을 쌓아온 2대 주주 겸 전문 경영인에게 넘어갔다.

이 같은 결정은 재벌가에선 보기 드문 일이었기에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차수웅 전 회장이 별세한 후, 차인표는 SNS에 “천국에서 만나서 또 같이 걸어요.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짧은 글을 남겼다.

아내 신애라도 “아버님, 고통 없는 그곳에서 저희 엄마와 도련님과 편히 쉬셔요. 사랑하고 존경합니다”라며 마음을 전했다.

누군가는 물려받을 수 있었던 경영권을 왜 포기했냐고 묻지만, 차인표는 이미 오래전 답을 내려두었다.

진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자신이 누구인지 끝없이 묻고 답한 끝에 그는 배우가 됐다.

그리고 이제는 ‘재벌 2세’라는 수식어보다 ‘배우 차인표’라는 이름이 훨씬 더 자연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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