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의 여자’, ‘돌아와요 부산항에’, ‘단발머리’, ‘친구여’ 등 수많은 명곡을 남기며 한국 대중음악사를 새로 썼고, 데뷔 5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왕성히 활동하는 조용필.
하지만 조용필을 진정한 ‘가왕’으로 기억하게 하는 건 음악을 넘어선 행보다.
2003년,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난 아내. 그 슬픔을 품은 조용필은 아내가 남긴 유산 24억 원 전액을 심장병 어린이들을 위해 기부했다.
단지 기념을 위한 행동이 아닌, 진심 어린 나눔이었다. 이 일을 계기로 본격적인 사회 환원을 시작했다.
2009년에는 ‘조용필장학재단’을 설립해 소아암 어린이들과 어려운 형편의 학생들을 위해 매년 3억 원 이상의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이듬해엔 자신의 콘서트 수익금을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에 전달했고, 이를 통해 약 500명의 소아암 환우에게 도움을 전했다.
조용필이 최대 주주인 소속사 YPC 프로덕션 또한 배당금을 기부로 대체하고 있으며, 알려지지 않은 개인 기부까지 포함하면 누적 금액은 100억 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많은 이들이 조용필의 이런 기부 행보를 보고 놀란 이유는, 그가 정작 본인은 오랜 기간 전세집에 머물며 소박한 삶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주택에서 10년 넘게 전세로 지내다, 2016년에야 현금으로 집을 마련한 것이 알려지며 더 큰 감동을 안겼다.
뿐만 아니라 그는 2010년 전남 고흥의 소록도를 찾아 한센인들을 위해 공연을 열었다.
단 한 곡만 부르고 떠났던 첫 방문이 마음에 걸려서, 1년 뒤 다시 그들을 찾아가 1시간 동안 무대를 선물했다.
이 약속 하나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기획하고 다시 돌아온 것이다.
2013년, 미국 포브스는 조용필을 ‘아시아 기부 영웅 48인’ 중 한 명으로 선정했다. 단지 돈을 많이 냈기 때문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나눔을 실천해온 이력 때문이다.
누군가는 화려한 무대에서, 누군가는 따뜻한 손길로 사람들의 마음에 남는다.
조용필은 두 가지를 모두 품은 사람이다. 쌓아온 수많은 기록보다 더 깊이 남는 건, 결국 ‘사람을 향한 마음’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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